심리극·치료·상담·교육/[인형치료]

어린시절 상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방법 / 인형치료 /심리코칭연구소C&C

이용희(용선생) 2022. 4. 14. 13:16

 자녀들에게 혹독하게 구는 한 엄마이야기 입니다.

그러면 안되는 줄 알면서, 아이들을 사랑으로 보살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는데 어려움을 겪는 분이었습니다.

자녀들에게 부드럽기 보다 엄격해지고, 따뜻하기 보다 짜증과 분노를 폭발적으로 표현하고 있었지요.

더욱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행하는 자신의 모습에 실망하여 자책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분이었습니다.

 

아마도 그럴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것입니다.

대화를 이어가던 중 자신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병환으로 엄마가 일찍 세상을 떠나셨고 그 빈자리를 당시 고등학교 1학년이던 언니가 대신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어린 고1이지만, 당시 아이의 눈에 비친 고1 언니는 너무나 무섭고 두려운 존재였습니다.

지금은 성인이 되어 어느 정도 잘 지내고 있지만, 왠일인지 그 때 당시의 언니를 생각하면 자꾸만 주눅들고 위축되고 무섭다며 

말하는 가운데 목소리와 몸이 떨려오기 시작했습니다.

호랑이 앞에 코알라라니, 생각만 해도 끔직합니다.

트라우마입니다.

실제의 언니가 아닌 자신의 마음 속 언니로부터 여전히 고통받고 있는 상처받은 어린 모습이었습니다.

 

트라우마를 직접 다룰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지 못해 다음과 같은 응급처치를 했습니다.

자기 스스로 괜찮다고 생각되는 나의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귀엽고 사랑스런 나, 편안하게 삶을 즐기는 나, 미래에 보다 자유롭고 포용력이 깊은 나

그리고 내 곁에서 늘 힘이 되어주는 사랑스런 남편까지...

내적, 외적으로 자기를 보호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하는 자원을 확보했습니다.

호랑이와 코알라 사이에 이들을 배치하고 안전하게 바라봅니다.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됩니다.

압도당하지 않습니다.

 

결국 자신이 나섭니다.

자신에게 힘이 되어준 자원을 토대로 앞으로 나설 용기가 생깁니다.

그리고 다시 바라봅니다.

무엇을 특별히 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습니다.

그저 바라봅니다.

바라보고 자신의 신체적 반응, 감정적 동요를 살펴봅니다.

더이상 몸은 떨리지 않았고, 호흡도 깊어졌습니다.

안도감이 들고, 현실에서  언니와 잘 지내고 있는 점을 상기도 해봅니다.

언니가 호랑이 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자기 마음 안에서 기억하고 있는 것들을 적절히 다룰 때 상처로부터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다시 긴박하게 돌아간 짧은 순간이었지만, 30년 가까이 담아 두었던 마음의 상처 하나가 적절히 다루어진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