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극·치료·상담·교육/[인형치료]

[인형치료 사례연구] 남편에 대한 마음이 혼란스러워요~ / 심리코칭연구소C&C / 역할극상담 / 심리극

이용희(용선생) 2015. 5. 7. 00:24


[남편의 폭력으로 자녀와 함께 별거 생활 중인 한 30대 후반의 여성]


매체를 활용한 상담의 가장 큰 강점은 보이지 않는 마음의 세계로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입니다.

그만큼 언어적인 정보보다 보여지는 시각적 정보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지요

그런데 막상 상담과 실습을 하다보면, 보여지는 그대로가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때가 많습니다.

여러 가지 이유들로 사랑, 행복, 만족, 괜찮음, 아무렇지 않음 등의 환상으로 포장되어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환상"은 우리 인간이 고통스러운 상태에서 잠시 벗어나 마음에 좋은 감정을 유발시키는 도구입니다. 현실의 고통이 주는 불안, 긴장, 위기감, 무기력 등으로부터 한숨 돌리게 하는 기능을 하지요.

이런 점에서 환상은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낸 심리적 마약 즉, 자기-투약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명한 가족치료사 존 브래드쇼(John Bradshaw)는 자녀는 가족과 부모를 이상화한다고 하였습니다.

자신이 부모에게 거부당하고, 버림받는 이유를 자신이 나쁜 아이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원인을 자기 탓으로 돌리면서 부모를 미화합니다. 부모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보다 자신을 탓하는게 더 낫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예컨대, 자신을 학대한 아버지, 그런 자기를 보호해주지 못한 약한 어머니를 환상 속에서 "좋은 부모"라고 생각하면서 당장의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는 것입니다.

이를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파이어스톤(Robert Firestone)은 "사랑의 환상"이라고 하였습니다. 부모가 따뜻한 사랑과 관심을 주지 않아도 자기를 깊이 사랑한다고 믿는 일종의 방어기제인 셈입니다.


남편의 폭력으로 수년을 고통속에 살아온 한 여성의 남편에 대한 마음이 이와 별 다를 것이 없습니다.

갖은 폭력과 욕설을 당했으면서도 여전히 자기를 사랑하고 있으니, 그를 용서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마음의 태도가 바로 그것이지요.

아이를 생각해서 그를 용서하고 받아들임은 제법 명분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바로 이런 환상을 경계해야 합니다.

환상이면에서 알아차려주길 , 바라봐주고 인정되어서 표현되고 싶어하는 또 하나의 진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우리가 소위 말하는 부정적인 감정입니다. 

자신을 폭력한 남편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 처리되지 않고서 그를 용서하기란

땅의 삶을 무시한채 하늘의 삶만을 지향하는 것이니 마음의 병을 더 키우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편과의 관계 양상은 자신의 어린시절의 경험과 의미있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모와의 관계에서 어떤 경험을 했기에 오늘날 남편과 이런 양상이 되었을까요?

(더 깊은 이야기는 쉿~!!!)


[불편하지만, 분명한 자기 마음 속 진실]

중요한 것은 우리는 진실을 만나야 한다는 것이지요.

어느 한쪽의 진실이 아닌, 내안에 존재하는 모든 진실을 가능한한 알아차리고 만나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 안의 나를 잘 드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어린시절의 나, 그로 인해 고통을 받는 현재의 나, 그래서 두려워하는 나

우리는 마음속 역할을 분리해야 합니다.

이것과 저것의 의미와 가치를 분리해서 이해하고 처리해야 합니다.

부정의 마음이 표현되어질 때 긍정의 마음이 더 빛을 발합니다.

오늘 이 분은 자기 안에 남편에 대한 부정적 마음 있음을 적절히 알아차리셨습니다.

그것을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 만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탐지하셨습니다.

더 진행할 수 없었음은 시간과 공간의 물리적 한계때문이요, 더불어 그분의 삶 속에 선택과 책임을 존중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님의 행복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