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구. 전라북도청소년상담지원센터)로부터 초대를 받아
인터넷 및 게임 과도 몰입 상태의 아이들을 만나 심리극을 디렉팅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습니다.
전북 완주군 소재의 청정인성수련관에서 진행된 심리극 과정에 대해 되돌아보고자 합니다.
늘 그렇듯 새로운 만남은 긴장과 설레임을 동반합니다.
그러나, 저에게 있어서는 청소년을 만날 때는 긴장감이 조금 더 높아지는게 사실입니다^^
심리극은 참여자들의 자기 개방 및 표현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을 하는데, 사춘기에 접어드는 중학교 청소년들의 경우는 자기표현에 있어서 무척 어색하고 회피하기 때문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처음 수련관에서 도착해서, 참가 학생 12명에 대해 전해들은 이야기는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1. 총 10박 11일의 캠프 일정 중 오늘이 4일째 과정이다.
- 아이들의 초반 짜증이 상당히 높다는 것
2. 아이들 사이에 서열이 생겨서 분위기를 해치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
- 반항 지수가 높은 상태로 거의 말을 하지 않고, 반응을 하지 않는다는 것.
3. 멘토(원불교 예비 교무)들 사이에서도 학생들 분위기에 대해 설왕설래가 많다는 것
4. 수련관 레크리에이션 지도자 선생님들도 레크리에이션을 시도했지만, 아이들이 거의 반응하지 않았다는 것
5. 오늘 물총싸움 놀이를 하다가 싸움이 날 뻔 했다는 것
6. 갑작스럽게 수련관에 다른 두 개팀이 동시에 더 들어와서 교육할 수 있 수 좋은 장소를 빼앗겼다는 것
- 결국 밀리고 밀려서 12평 남짓한 좁은 숙소에서 40명이 모여서 심리극을 진행함 ㅜㅡ
7. 심리극을 진행하는 동시간대에 밖에 운동장에서 모교회 학생들의 찬양의 밤 시간을 갖는다는 것...
과연 오늘 아이들과 함께 할 심리극을 진행이나 할 수 있을지...
조금 일찍 도착하여 마음의 준비를 하는 내내 머리 속이 복잡했습니다.
어떤 식으로 운영을 해야 하나???...웜업은???...안되면...??? 주인공 하겠다고 안나오면...???
어쨌든 시간은 되었고, 심리극은 진행되어야만 했습니다.
역시 아이들과의 첫 만남과 인사, 친해지는 것이 관건이었습니다.
심리극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함께 신체 웜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처음 걱정과는 달리 아이들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디렉터가 요청하는 사항에 서로서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두 명이 짝을 지어서 정지된 조각에서 교대로 빠져나와 새롭게 조각으로 덧붙이기...
조각속에서 분노와 슬픔, 외로움과 좌절, 기쁨과 환히, 여유와 설레임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마음의 문을 열도록 하는 심리극의 워밍업...
처음의 긴장과 걱정, 불안은 조금씩 누그러지기 시작했습니다.
이후에 지속된 명상을 통해 지금까지 자기 삶 가운데 영향(긍정이든, 부정이든)을 미친 사건 하나를 떠올리도록 했습니다.
드디어 주인공을 선정하는 시간...
심리극을 진행하는 디렉터에게 있어서 어쩌면 가장 긴장되는 순간인지도 모릅니다. 이때 주인공을 해보겠다고 참여자들의 나서지 않으면 그날 심리극은 진행되기 어렵고 다른 식의 진행 및 내지는 급마무리로 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경험상 그런적 즉 주인공이 나오지 않은 적은 없습니다^^
마음이 준비되는데 시간이 좀 걸릴 뿐...인내를 갖고 기다려주면 자기의 이야기를 해보겠노라고 나오는 이들이 있습니다.
짜잔!!!
오늘도 결국은 기다림이 승리...^^
무려 네 명의 참여자가 심리극 주인공을 신청했습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후 선정된 주인공과 함께 심리극을 진행했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육교 위에 올라가 방화를 했던 중학교 2학년의 남학생
선생님에게 걸려서 꾸중을 듣는 가운데 심한 욕설로 선생님께 반항을 했던 주인공은
심리극의 한 장면 한 장면을 진행하면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왜 이래야 했는지,
자기 처지를 이해해주지 않는 어른들에 대한 분노,
가족조각을 통해 바라본 가족의 모습에서 자신의 "외로움"을 만났고...
어른들의 집안 싸움에 밀려 나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그 심정을 이해할 수도 있었습니다.
다시금 확인한 아버지의 사랑을 회복하고 되돌아온 첫 장면에서
주인공은 훨씬 부드러워졌고, 예의 바랐으며, 자기를 좀 더 표현할 수 있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주인공의 삶의 이야기를 보고 난 후 집단원들이 사랑의 옷을 입혀주는 시간...
서로의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하며 주인공의 심정에 공감하는 시간입니다.
모든 이야기를 다 들어본 이후, 주인공의 최종 소감 한마디는 저를 무척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아~ 이거 행복한데요~ 정말요..."
마음이 꽉 찬 기분이고, 든든해진다는 주인공과 함께 한 이들의 소감은 언제나 소중하다.
처음의 내외적인 어려움을 극복하고 오늘도 한 사람의 삶에 의미있는 한줄기 획을 그어줄 수 있어서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척박해질 땅에 작은 새짝하나 심었습니다.
주변의 관심과 사랑, 무엇보다 주인공 자신의 의지를 통하여 그 새짝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날 수 있기를 염원하며
집으로 향해왔습니다.
끝으로 이 과정에 동참해주신 이유란 선생님, 여러 멘토 선생님들, 전북대 심리학과 대학원의 권주혁군과 학부생 서이슬양, 김보영양에게도 깊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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