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극·치료·상담·교육/[심리극·역할극]

2018 한국심리극역할극상담학회 하계학술대회 "여성주의와 역할극상담" /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심리극 모델 / 심리코칭연구소 C&C / 부산동의대학교

이용희(용선생) 2018. 7. 20. 12:09



2018 한국심리극역할극상담학회 하계학술대회가 부산동의대학교 의료보건관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심리극, 사회극, 연극치료 등 역할극상담 방법을 여성주의 주제와 연결하여 심도 있는 내용을 공유하는 의미있는 자리였습니다.


[주제발표 순서]

#1. 여성주의의 이해 / 정 명 란 / 아름다운 성교육 연구소

#2. 여성인권과 역할극상담 / 박 희 석 / 마음숲심리상담센터 소장 / 본 학회장 / 수련감독급 심리극역할극전문상담사(T.E.P)

#3. 여성인권과 사회극 디렉팅의 실제 / 이 미 경 / 마음상담연구소장 / 본 학회 광주전남지부장 / 1급 심리극역할극전문상담사

#4.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심리극 모델 / 이 용 희 / 심리코칭연구소 C&C 소장 / 본 학회 부회장 & 자격관리위원장 / 수련감독급 심리극역할극전문상담사(T.E.P)

#5.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사회극 모델 / 김 성 숙 / 밀양시청소년수련관장 / 본 학회 고문 / 수련감독급 심리극역할극전문상담사(T.E.P)

#6.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연극치료 모델 / 박 희 석 / 마음숲심리상담센터 소장 / 본 학회장 / 수련감독급 심리극역할극전문상담사(T.E.P)


이 중 저는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심리극 모델"에 관한 주제를 발표했습니다.

심리극, 사회극을 통해 성폭력을 주제로 절대적으로 많은 내담자를 만나본 것은 아니지만

그동안 만났던 경험을 통해로 사례 중심의 발표와 그 경험을 토대로 터득하게 된 심리극의 진행 과정을 소개해봤습니다.



제가 만났던 내담자 중 어린시절 문구점 아저씨에게 성추행을 당한 여대생이 있습니다.

자주 반복되는 꿈(Dream)을 소재로 시작된 상담에서 

잠자는 자기를 커다랗고 까만 개미 한 마리가 올라타 자기를 만진다는 장면에서부터 시작되어

어린시절 성추행 사건을 떠올리게 되었던 사례입니다.


성폭력 문제는 상담 초반부터 그 주제가 부각되는 일이 드뭅니다.

대부분은 다른 일상의 주제로 가볍게 시작되지만, 상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불현듯 떠오르기도 하고, 심화되어 표현됩니다.

(물론 성폭력 문제로 모여 있는 동질 집단이라면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그외 친부 및 의부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정신지체 여성장애인 그룹,  

의붓아버지로부터 성추행 당할 때 그 사실을 알고도 아무 조치도 취해주지 않았던 친엄마에 대한 분노를 가진 어느 여대생, 

성매매 여성 집단상담 등...

실제로 제가 경험하고 도와드렸던 사례를 중심으로 본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큰 주제는 "여성주의와 역할극상담"이었지만

본 발표는 "트라우마" 관점에서 접근해야만 했습니다.

트라우마를 다루는 치료 과정은 크게 "안정화 - 트라우마 기억 처리와 애도 - 통합과 회복, 일상으로 복귀" 으로 나누어집니다.

치료 전반을 적절히 진행하기 위해서 가장 우선해야 할 과제는 내담자의 "안전, 안정감의 확보"입니다.

신체, 심리적인 안정감이 우선 확보되어야 치료 여정에서 만나게 될 재경험과 재트라우마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트라우마 치료에서 가장 유의해야 할 부분은 내담자의 트라우마 "재경험"입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진정한 치료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재경험"은 필수적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안전하게 내담자로 하여금 그 때 그 사건을 "재경험"하게 하여,  미해결된 정서를 표출시키고, 그 사건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습득해서

일상으로 복귀하고 성장하게 해야 할까요?

너무나 어려운 과업이지만, 치료자, 상담자가 반드시 해내야 하는 책임과 의무이기도 합니다.


아래 소개드릴 심리극적인 치료 과정은 절대적인 오직 그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상당하게 폭력의 피해자를 도울 수 있는 괜찮은 방법입니다.

이 방법을 참고로 자기 역량껏 변화 발전시킨다면, 그것 역시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입니다.



1.주인공 선정 후 인터뷰 "상황을 은유적으로 표현하기"

2.상황에 대한 인식과 정서 노출

성폭력 관련 주요사건을 떠올리게 하고, 그 장면을 간단히 상징적인 조각으로 만들어보게 합니다.

물론 주인공을 그 장면속에 넣어서는 안됩니다.

심리극에는 안전감을 확보하는 아주 중요하고 재밌는 기법이 있습니다. 바로 "미러링(거리두기)" 입니다.

장면을 만들고, 자신은 장면과 거리를 두고 그 장면을 바라봅니다.


이 때, 주인공이 힘이 있다면, 홀로 그 장면을 바라볼 수 있지만, 재경험으로 인한 트라우마 반응이 나타날 징후가 보인다면

그 장면을 멈추고, 그 주인공의 심리사회적인 자원(내적, 외적 자원)을 먼저 세팅하면 좋습니다.


비록 연습, 시연과정이었으나, 주인공으로 올라오신 분이 몸을 부르를 떠는 모습이 노출되어

저는 바로 그 주인공의 심리사회적인 자원을 먼저 세팅을 했습니다.








3.자원 탐색과 감정 표출 준비

거리를 두고, 자원을 세팅하니

주인공이 성폭력을 당했던 그때의 기억, 장면을 비로소 바라볼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의붓아버지로부터 추행을 당하는 모습입니다.

당시에는 무섭고 두려워서 옴짝달싹하지 못했던 심정이었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분노와 짜증, 이를 모른체 하고 있는 엄마에 대한 원망감이 올라옵니다.

일상에서는 표현할 수 없어서 억압했던 심정을 안전한 상담 환경에서 표현할 수 있도록 격려합니다.



4. 감정 표출 강화하기

심리극의 강점 중 하나는 "역할교대"입니다.

본인 역할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면, 다른 사람 역할로 들어가 마치 그 사람이 된 것처럼 표현하는 방식이지요..

성폭력 트라우마 주인공은 너무나 압도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마비"되고 마는바

아무 말도, 소리도 지를 수 없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는 다른 사람과 역할을 바꿔봅니다.

본 장면에서는 바로 "친 엄마"와 역할을 바꿨습니다.


디렉터 : (엄마 역할을 하는 주인공에게) 어머니~ 저 장면을 보세요. 당신 딸이 남자에게 저런 일을 당하고 있어요. 어때 보이세요? 엄마로서 이렇게 모른 척하고 있는게 올바른 일인가요?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바로 엄마 역할을 하는 주인공에게 위와 같이 질문하고 격려하여 문제 장면을 처리하게 합니다.

엄마 역할에서 수행하는 acting-out이지만, 결국은 주인공이 자신이 그 장면을 처리하게 되는 것이지요..


5.자기 구원과 자기 격려

가해자로부터 분리를 시키고 나면, 주인공 자신이 힘들어 하고 있는 주인공(보조자아)을 일으켜 세우고 격려해줍니다.

상담자가 다뤄야 하는 피해자의 주요 문제 중 하나는 "자책감"입니다.

주인공 스스로 자기를 상처내고 있는 것이지요...

"그 때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내 잘못이야"

"내가 잘못된 사람이야"

등등

자기 구원과 자기 격려 과정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한 "인지적 재구성"이 일어납니다.

더이상 잘못된 사람이 아니며, 그 문제는 내가 잘못해서가 아니다.

인생의 실패자가 아니다라는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그 사건을 통해 내가 배우고,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한 삶의 방향성까지 새롭게 할 수 있다면 더할나위가 없을 것입니다.





트라우마 사건은 몸(신체)에 흔적을 남기는 바

신체 감각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안전한 신체적 접촉을 통해 지지와 격려 받고 있음을 느끼게 하고

안정감을 확보하여 그것을 몸의 기억에 새롭게 심어줍니다.

깊은 심호흡, 안전한 접촉, 따뜻한 시선과 포옹 등...


[본 과정 발표를 마치고 조별로 실습하는 모습]



이상으로 심리극을 활용하여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과정을 소개했습니다.

깊은 과정을 몇 글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본 과정이 성폭력 피해자를 돕는 절대적인 방법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잘 도울 수 있는 괜찮은 방법임을 여러 경험을 통해 알고 있습니다.

제 작은 활동이 이 사회에 모쪼록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본 과정에 대해서 궁금하시거나 의견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시면 함께 의논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