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ia Karp가 내게 남기고 간 것들
“ 우리는 기쁨을 느끼는 순간에 이미 비극을 준비하는 것 같다.
그 순간에 머물지 않고 그것과 동떨어져 생각하게 된다.
내가 나 자신을 충분히 사랑하면
과거를 회상하고 후회하는 것을 그만두게 되고
미래에 대해 염려하기 보다
그저 현재를 살아가게 된다.
기쁨을 직시할 때 우리는 현재를 살게 된다."
“현재에 머무르는 용기!”
1.부모인 내게 남긴 것들
자녀를 반영해주고, 미러링 해주며 보호적이고 공감적인 안정 애착 부모가
사용하는 가장 아름다운 단어 두 마디는 “Me, too ; 나도 그래~”
이들은 아이를 평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고 공감해준다.
그러나 자녀를 교육하고 훈육만 하면서 자녀의 욕구에 귀기울이지 않는 불안정 애착 부모는 슬프거나 속상해하는 자녀에게 늘 이렇게 말하곤 한다.
“난 너의 그런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 그러니 웃어! 웃으라고!! 웃지 않으면 난 널 떠날거야! 알겠어???”
부모가 자녀에게 떠나겠다고 위협하는 것은 실제로 떠나는 것 이상의 충격을 자녀들에게 주게 된다.
나는 지금 내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사랑으로 대하고 있는가?
단지 책임만으로 대하고 있는가?
아이의 요청에 늘 “잠시만, 알겠어~, 조금 있다가 하자~, 아빠 이것만 끝내고~ 알겠지?” 라며
그 순간에 기꺼이 응하지 못했던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온전히, 기꺼이, 함께 그 순간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용기를 깨달았다.
2.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
“만일 삶을 다시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지금과는 다르게 살았겠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다르게 살고 싶은가?”
그 첫 번째 대답은 내가 삶을 좀 더 즐겼다면 좋아겠다는 것이다. 얼마나 단순한가.
결정하기 두려워했던 것들을 결정하고, “예”라고 생각한 것은 “예”라고 대답하고, “아니오”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오”라고 말하며 살았겠다. 그리고 싫어하는 사람 말고, 좋아하는 사람들과만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이런 점을 아이들을 참 잘 한다. 단순하다.
이것을 우리가 모르는바는 아니다. 이미 다 알고 있다. 모든 것이 끝나기 직전에 이것을 통찰한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우리가 좀 더 젊었을 때 이런 말들을 사용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3.심리극 디렉터인 내게 남긴 것들
왜 심리극을 집단심리치료라고 하는 지를 그야말로 제대로 보여주었다.
주인공은 물론 집단원들의 신체적, 심리적 반응을 살피며 한 사람씩 만나가는 손길이 좋았다. 어떤 이는 이를 꽃몽우리 하나 하나를 터뜨려주는 느낌이라고 이야기 했다. 마치 시냇물이 흐르듯 자연스러운 감정의 흐름이 좋았다.
한 장면 드라마(Binet)의 강력함과 장면설정의 섬세함을 경험했다.
집단에서 올라오는 이슈를 선택하고, 주인공을 선발하는 과정. 그리고 집단원들에게 이렇게 물어보는 질문들이 인상적이었다.
주인공 선정시 마샤는 이렇게 말했다.
“기다리는 것이 얼마나 굉장한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지켜보기 바란다.
우리는 서로 보듬어 주는 존재이다.
우리가 얼마나 완벽한 존재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에너지를 낭비한다.
“나는 알코올 중독 아빠가 있어도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불완전할 용기”
그리고 선정된 주인공의 이야기를 마샤는 다시 이렇게 집단에게 물어봤다.
“혹시 여러분 가운데 지금 이 주인공과 비슷한 경험을 해봤거나 하고 있는 사람이 있나요?
있다면 손을 들어 표시해주세요”
“보세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주인공) 당신과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네요. 때로는 저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그런 경험에 대해서 한 문장(One sentence)으로 나눠봅시다”
수치심이라는 강력한 주제를 다루기 위한 워밍업으로서, 깊은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주인공에게 이보다 더한 편안함과 안정감이 또 있을까요? 기다림의 미학. 기질적으로 반응속도가 빨라서 신속한 장면 진행에 대한 부담을 갖곤 하는 내게 마샤의 태도는 강력한 여운을 남겼다.
여기서 잠깐!
한 문장으로 표현하기의 의미에 관해 마샤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이들은 했던 말들을 반복한다.
마치 소설을 쓰듯이.
우리에게는 그럴 시간이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해서 말하는 것이 좋다.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은 자신이 이미 충분히 좋은 사람이 아니다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장면설정의 섬세함도 배울점이 많았다.
장면설정은 그 사건이 있었던 공간, 그곳을 채우고 있는 물건, 그속에 존재하는 사람순이면 좋다
“(보조자에게) 당신이 그 사람(주인공의 의미있는 대상)으로 선정될 것을 알고 있었나요?”
“(주인공에게) 이 사람이 당신의 그 사람과 어떤 점에서 닮아 있나요? 표정?, 자세? 옷차림?”
역할바꾸기 기법에 대한 재점검
우리는 다른 사람의 역할일 때 자기를 보다 객관적으로 살피게 된다.
주인공을 특정 대상과 역할 바꾸기 이후, 상당히 오랜 시간을 그 역할에 머물게 하는 모습을 봤다.
자세한 인터뷰 부터 행위에 이르는 과정까지 주인공을 원래 자신의 역할이 아닌 상대의 역할에 머물러 행위하게 하는 모습
마샤의 빈 의자 활용 장면에서도
이 의자는 우는 의자, 답답해하는 의자이고
이 의자는 화를 내도 괜찮은 의자이다.
어떤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만들어 가는 것인데, 주인공에게 선택권을 부여하여 가는 과정이다.
비록 어려운 일이긴 하나 화가 나는 바로 그 순간에도 내게 어떤 선택권이 있는지 확인해봅시다.
“당신은 계속 불평만 하려고 이 자리에 온 것은 아닙니다. 당신의 뭔가를 변화시키고 싶어서 온거에요”
“무엇을 바꾸고 싶나요?”라고 물어봐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변화하고 싶냐고 물어보면 적은 수만 손을 든다.
“나는 괜찮은데, 아무렇지 않아”라고 생각하면서…
그래서 변화에는 큰 책임이 요구된다.
자신이 어떤 행동을 변화시키고 싶은지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
“(주인공에게) 다른 사람이 아닌 너의 어떤 행동을 바꿔야 하겠니?”
주인공에게 베푸는 친절함의 의미
주인공이 장면설정시 필요한 공간과 물건은 주인공 스스로 하도록 내버려둬라.
집단원들이 먼저 자리를 옮겨 앉는다거나, 의자를 가져다주고, 필요한 물건을 챙겨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는 굉장히 친절하려고 애쓴다.
주인공은 “몸”의 움직임을 통해 웜업되기 시작한다.
모레노는 항상 몸의 웜업을 먼저 했다.
감정 웜업 이전에 몸 움직을 중요하게 여겼다.
집단원이 무례하거나 도와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주인공으로 하여금 몸의 웜업이 되도록 안내하기 위함이다.
그러니 그 공간을 누구도 침해해서는 안된다.
한국 사회에서는 친절하지 않은 것은 힘들 것이다.
서로에게 잘 해줘야 한다고 느끼기도 하고. 그게 서로 사랑하고 공경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무대 연출에 관해서는 주인공의 시점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져야 한다.
철저하게.
또한 눈물을 흘리는 주인공에게 티슈를 제공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지 말길 바란다.
다른 사람이 주인공에게 티슈 제공을 하면서 취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먼저 살펴봐라
그것은 “나 이 만큼 친절해. 내가 이런 정도 할 수 있어”라는 그 사람의 마음 상태이다.
티슈를 제공하기 보다 디렉터의 품에서 실컫 울도록 해주는 것이 더 의미있다.
"Take your time!!!"
디렉터 신체 접촉의 의미
말없이 몸으로 보여주고 행동하는 것은
의사소통을 멈추라는 것이 아니다.
의사소통의 형태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몸으로 직접 말하는 것이 훨씬 더 쉽고 분명하다.
디렉터가 주인공을 안아주고 만져주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지지와 격려, 존중의 의미가 있다.
신체적으로 폭력을 당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을 만질 수 있는 권리를 회복해야 합니다.
또한 디렉터는 집단원들과의 악수, 어깨 동무 등 신체 접촉을 통해 그들의 상태를 진단할 수 있어야 한다.
나누기
나누기는 관객 입장에서 바라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자기 자신에 관한 것이면 된다.
“주인공, 당신이 울 때, 당신이 화낼 때 …등등”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다.
그 이유는 주인공의 그것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젤카 모레노는 주인공은 철저히 보호되어야 한다고 했다.
그냥 “나는~ 나도~”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하면 된다.
우리는 2박 3일간 수치심, 낙태, 죽음, 모성애 등의 주제에 대해서 마음을 나눴습니다.
"모두들 안녕하세요. 그리고 나도 안녕하니?"라고 물어보는 새로운 인사법
그보다 더 가장 좋았던 것은 Marcia Karp 라는 사람 그 자체를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75세라는 나이로 여겨지지 않는 그녀의 모습
마샤가 주인공과 집단에게 보여주었던 치료사로서의 태도, 섬세함, 유연함, 강력한 카리스마, 단호함과 열정, 그리고 사랑...
준비위원장으로서의 나
한국심리극역할극상담학회 창립 10주년 기념 워크샵의 준비위원장으로 지난 3개월의 시간을 이렇게 정리합니다.
행사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음은 다행과 큰 기쁨입니다.
학회원들이 와서 편안하게 즐기고 먹고, 공부하는 모습에서 뿌듯했습니다.
함께 해주신 학회 임원진들과 스텝진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나누어졌던 그 모든 감정들을 내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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