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마음관리 ; 비교준거를 다양화하자 /부모교육/심리교육
어느 날 길을 가던 거북이에게 토끼가 다가와 달리기 내기 시합을 제안합니다. 거북이는 토끼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어서 시합에 응하게 됩니다.
달리기 시합은 시작되었고, 한참을 내달리던 토끼는 저만치 뒤쳐진 거북이를 비웃으며 낮잠을 한숨 자도 되겠다고 여유를 부립니다.
반면 거북이는 꾸준히 자신의 한걸음 한걸음을 내딛으며 끝까지 멈추지 않았고, 결국 달리기 시합에서 토끼를 이기게 됩니다.
이상의 이야기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솝 우화중 하나입니다. 이야기에서 우리는
▪ 토끼처럼 중간에 포기하지 말자
▪ 거북이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
등의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이 이야기를 살짝 비틀어보고자 합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야기 속 거북이는 자존감-스스로를 사랑하는 힘-이 낮은 거북이였습니다. 토끼와의 달리기 시합을 가정할 때, 토끼가 중간에 낮잠을 잤으니 망정이지, 그 경기는 누가봐도 토끼가 이길 경주였습니다. 자신이 뻔히 질 것이 예상되는 경주임에도 불구하고 토끼가 와서 느림보라 놀리며, 시합을 제안하자 자존심이 상한 거북이는 “우이씨~ 그래 한판 붙자!”하는 마음으로 시합에 임했던 것입니다.
만일, 자존감이 높은 거북이였다면 어땠을까요?
아마도 이랬을 것입니다.
“그래~ 토끼야, 너는 육지에서는 가장 빨리 달리는 뛰어난 능력이 있어. 그런데, 나는 느림보야. 하지만, 토끼야~ 나랑 바다에 나가서 수영으로 경주를 해볼래. 그건 자신있는데 말이야”
그렇습니다. 육지에서 토끼가 잘 달릴 수 있다면 바다에서 거북이를 따라오기란 하늘의 별따기 였을 것입니다.
우리 부모들은 내 자식이니 만능이 되기를 희망합니다. 공부를 잘해서 성적도 빼어내야 하고, 키가 크거나 잘생기고, 예뻐서 외모가 특출나길 바라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원만하게 잘 지내길 바라기도 하고, 선생님 말씀, 부모님 말씀을 잘 듣는 모범생이 되기를 바라기도 합니다.
“옆집 아이는 공부도 잘한다는데, 너는 왜 모양이니?”
“네 짝꿍은 성격도 활발하던데, 넌 왜 이리 내성적이고 조용하기만 하니? 답답하게 시리”
부모들이 자녀들을 비교하여 훈계하는 것이 제법 명분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 끝없는 비교하기는 자녀를 자신감 넘치는 아이로 키우기보다 아이를 바보로 만들고, 무기력하게 만드는 지름길임을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교준거를 다양화하자”
“거북이가 달리기는 못해도 수영은 잘하듯, 내 자녀가 무엇은 부족할지 몰라도 이것은 괜찮아”라는 식의 사고의 전환이 중요합니다.
자녀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여 열등감을 느끼게 하고, 원망감과 수치심을 조장하기 보다 자녀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탁월함, 우수함에 주목하여 그것을 더욱 지지해주고 격려해 줄 때, 자녀들은 자신감을 유지하며 자기 삶을 살아 갑니다.
그런데, 우리 부모님들은 이런 말씀을 하십니다.
“내가 칭찬 받거나,지지 격려 받아본 적이 없어서, 내 자식한테 어떻게 그런 말을 해줘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그렇습니다. 부모님의 부모님으로부터 받아본 적 없는 그것을 내 자녀들에게 하기란 참 어색하고 쑥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주목할 것은, 그렇게 교육을 받은 자녀들은 시간이 흘러 부모가 되었을 때 자신의 부모로부터 배운 바를 그대로 그 자녀들에게 반복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부모님들이 그렇게 하고 계신 것처럼 말이지요.
그래서 지금 현재가 중요합니다. 부정성의 대물림을 방지하는 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현재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못하는 것에 보내던 주의를 회수하여 그들의 강점과 잘하는 점에 주목하시고 그것에 아낌없는 칭찬과 격려를 보내주실 때, 아이들은 신이 나서 그 이상의 것들을 스스로 찾아내고 완성해나갈 것입니다.
자녀들의 개별성을 인정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시와 함께 이 글을 마무리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 가정에 보다 큰 행복이 함께 하기를 희망합니다.
[사진 ; 서준호 선생님의 마음흔들기 ]